장애인소식

제목 걱정 많은 장애인이 불편한 사회
작성자 아람운영자
조회수 12707
등록일시 2014-07-08 14:01:53
내용
걱정 많은 장애인이 불편한 사회
내가 장애인으로서 받고 있는 서비스는 지하철 무임승차, 항공과 철도요금 감면이 전부다.

아파트 관리비는 통합요금이라 굳이 전기료의 장애인 감면을 신청하기도 번거롭고, 통신요금도 감면제도를 이용하지 않는다. 1년 전까지는 폴더 핸드폰을 사용했는데, 아내가 너무 구식이라며 선물로 사준 스마트폰이 아내의 명의로 되어 있어 어차피 요금을 아내가 내는 것이라 명의를 바꾸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하철은 매일 출퇴근 때마다 이용하기에 무임승차로 인하여 월 10만원 정도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그 대신 급한 일이 있거나 초행길인 경우 택시를 타는 경우가 많아 월 택시요금이 40만원 정도가 들어가므로, 지하철에서 본 혜택이 택시요금으로 나가는 셈이다.

나는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는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돈 씀씀이가 헤퍼서 절약이 되지 않아 주로 현금을 사용하고, 비상용으로 직불카드만 사용한다. 아예 신용카드는 발급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연말정산을 할 때 세금공제로 장애인공제는 받지만 카드사용 공제는 받지 않는다.

버스를 탈 때는 별도의 티머니를 사용했는데, 어느 날 티머니를 포함하여 가방을 잃어버려 새로 티머니를 구입할까 하다가 장애인 교통카드를 보니 티머니 겸용이라 그 카드를 사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장애인 교통카드 한 장으로 지하철을 탈 때는 무임카드로 사용하고, 버스나 택시를 탈 때에는 장애인 교통카드에서 유료 티머니로 사용하면 편할 것 같아, 그 동안 무임카드로만 사용하던 장애인 교통카드를 충전해 보니 충전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타면 어떤 경우에는 버스결제기에서 “감사합니다”라는 음성이 나오거나 “띠딕” 하는 음향이 나왔다.

전에는 지하철을 탈 때에는 장애인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버스를 탈 때에는 별도의 티머니를 사용하므로 그 때의 음성이나 음향과 같았다. 여기까지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데, 가끔씩 “환승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는 것이다. 그냥 이상하다고 생각은 하였지만, 이런 현상이 있다가 없다가 하여 나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티머니에서 요금이 빠져 나갈 때 지하철은 무임이고, 버스에서는 환승이 아닌 일반요금으로 빠져나갈 터인데, 환승요금처럼 조금만 빠져 나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이익인데 굳이 왜 그런 소리가 가끔 나오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나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반대로 지하철에서 무임으로 처리되지 않고, 혹 프로그램 이상으로 가끔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티머니에 전혀 남은 돈이 없으면 무임으로 처리되지만 충전한 금액이 있으면 무심코 타고 다니는 장애인 교통카드에서 지하철 요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버스에서는 “환승입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프로그램 오류이거나 고의적으로 가끔 티머니사가 부당이득을 보는 것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은행들이 고객이 항의하지 않으면 부당하게 이자를 많이 붙인다거나, 공공요금이 이중으로 빠져나갔다가 항의를 하면 돌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몰래 고객의 돈을 가져가기도 한다는 뉴스가 생각나면서 화가 치밀었다.

확실히 따져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어디에 알아보아야 하는지 몰라 장애인 교통카드를 살펴보니 신한은행 콜센터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나는 콜센터에 전화를 하여 왜 가끔씩 환승이라는 소리가 나는지 물어보았다. 신한은행에서는 그런 것은 모른다며 신한카드로 연락을 해 보라며 카드사 콜센터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장애인 교통카드는 신한은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왜 신한은행 전화번호를 적어 놓은 것인지 기분이 안 좋았다.

신한카드사에 전화를 했더니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라는 음성안내가 나왔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니 회원이 아니니 다시 입력하라고 안내했다. 다시 입력을 했더니 또 회원이 아니라며 또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란다. 프로그램은 안내자와 통화연결은 해 주지 않고 계속 맴돌았다.

114 안내에 전화를 해서 콜센터 안내전화의 다른 전화가 없는지 물어보았더니 없단다. 미칠 것 같았다. 신한카드 본사에다가 콜센터 전화번호를 물어서 전화를 했다.

신한카드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상담전화이므로 카드번호를 묻는 것이고, 나처럼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콜센터 직원과 통화조차 차단되어 있는 것을 몰랐다. 신한카드에서 협력사로 티머니와 정보교환이 되나보다 했다.

비회원이라고 하더라도 가입에 대한 문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분실한 카드를 습득하여 전화를 할 수도 있을 것인데, 왜 주민등록번호를 묻고 계속 프로그램이 맴도는지 항의를 했더니 프로그램이 여러 번 맴돌다가 비회원은 3번을 누르라는 안내가 나간다고 답했다. 비회원이 전혀 콜센터와 통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래도 그렇지, 비회원은 이렇게 불편하면 전화하다가 중간에 끊어버리지 계속할까 싶었다.

비회원에 대한 항의를 하였는데도, 안내원은 카드번호를 불러달라고 하였다. 나는 장애인 교통카드에 적혀 있는 카드번호 글씨가 너무 작고 흐려서 볼 수가 없어 다른 사람의 눈을 빌려 확인하고 다시 전화를 하여 카드번호를 불러 주었다.

그랬더니 안내원은 그런 카드번호는 없단다. 카드 번호를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하고 불러 주어도 그런 번호는 없는 번호란다. 그럼 내 교통카드는 서울시장이 발행한 것인데, 위조카드란 말인가. 화가 났다.

전화를 끊고 카드를 자세히 읽어달라고 하여 살펴보니 불러준 카드번호는 티머니카드번호였다. 전화를 다시 하여 티머니카드번호를 물은 것이 맞는지 물었더니 신용카드 번호를 물은 것이고, 티머니카드번호는 자신의 업무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신용카드는 사용하지 않고 장애인교통카드에 티머니만 충전해서 사용한다고 말하니 무슨 일로 전화를 했는지 물었다. 기계적으로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물었다. 나는 장애인이라는 사실, 지하철 무임승차한다는 말, 충전해서 티머니도 사용하는데 버스에서는 왜 환승이라는 말이 나오는지를 일일이 설명하면서 물었다.

한참 내 이야기를 듣던 안내원은 티머니는 신한카드와는 무관하며 티머니사로 문의하란다. 신한은행에서 사용내역 조회는 카드사로 문의해 보라고 했다고 말하자, 그렇지 않단다. 장애인교통카드에 티머니 회사번호를 적지, 왜 쓸데없는 전화번호를 적어 두었는지 모를 일이다. 안내원에게서 티머니 콜센터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다시 티머니 회사에 전화를 하여 처음부터 다시 설명을 했다. 그리고 지하철 요금이 무임이어야 하는데, 혹 빠져나간 돈이 없는지 확인을 해 달라고 하였다.

안내원은 무임이든 유료이든 갈아타면 환승이 아니냐며 무엇이 문제냐고 나에게 되물었다. 나는 항상 그런 것이 아니라 가끔 그렇다고 부당요금 청구가 되는 것 같으니 확인을 해야겠다고 우겼다.

조금 전에도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탈 때에 환승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혹 지하철 요금이 빠져나갔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자, 당일 사용내역은 조회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내가 티머니 카드번호를 불러주자, 안내원은 한 달 것을 조회해 보니 전혀 문제가 없단다. 정말 문제가 없는 것인지, 내가 시각장애인이라니 속이는 것인지 조금 의심이 갔지만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버스를 탈 때에 무슨 말을 하던 카드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군, 괜히 시간만 허비했구나 하고 후회를 했다.

시각장애인은 지하철을 탈 때 요금이 문자로 나오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버스를 탈 때에도 승차를 줄 서서 기다리는 승객들을 의식하지 않고 눈을 대고 요금을 확인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내 개인 지갑과 같은 요금을 음성으로 나오도록 기계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한 시간 동안의 내 권리찾기 전화질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나처럼 걱정 많은 사람이 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걱정 많은 장애인이 불편하지 않은 세상은 불가능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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